(시사저널=송응철 기자)



지난해 전국 법원에 접수된 전체 개인파산 신청자 3만9993명 중 43.4%에 해당하는 1만7370명이 60세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ChatGPT 생성 이미지 


#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 이야기》에서 주인공 김낙수 부장은 서울에 자가 아파트를 보유한 25년차 대기업 직원이었다. 남부럽지 않게 살아온 그이지만 임원 경쟁에서 밀려나며 끝내 회사를 떠나게 된다. 그때 신도시 부동산 업자가 모바일바다이야기하는법 던진 한마디는 동아줄처럼 보였다. 스타벅스 입점, 월세 1000만원, 노후 보장, 건물주…. 김 부장은 아내 몰래 퇴직금에 신용대출을 더해 덜컥 계약 도장을 찍었다. 그러나 준공된 상가는 공실의 늪에 빠졌다. 대리운전과 세차장에서 일하며 버텨보려 했지만 대출 이자조차 감당할 수 없었다. 김 부장은 결국 자신의 25년 회사 생활의 성과물로 여겨졌던 아파트를 야마토게임 내놨다. 그는 극심한 스트레스로 정신과 상담까지 받아야 했다.
# 드라마 속 이야기만은 아니다. 현실은 더 가혹하다. 최종해씨(68·가명)는 최근 파산을 신청했다. 3년 전, 자식들에게 짐이 되고 싶지 않고 손주들에게 용돈이라도 쥐여주고 싶어서 퇴직금 2억원에 아파트 담보 대출 1억원을 보태 치킨집을 열었다. 늦은 밤, 주말까지 일해가며 쿨사이다릴게임 열심히 버텨봤지만 불황 속 치솟는 인건비와 재료비, 배달 플랫폼 수수료를 견디지 못하고 문을 닫아야만 했다. 남은 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불어난 빚이었다. 그에게 치킨집은 노후 대책이 아니라 노후를 갉아먹은 재앙이 됐다. 
한국이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6070세대의 '실버 파산'이 우리 경제의 새로운 뇌관으로 부상하고 있다. 은퇴 릴게임꽁머니 후 생계를 위해 자영업 전선에 뛰어든 6070세대가 경기 침체와 고금리의 직격탄을 맞고 줄도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는 이처럼 암울한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12월11일 법원행정처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국 법원에 접수된 전체 개인파산 신청자 3만9993명 중 60세 이상이 1만7370명(43.4%)으로 가장 많았다. 10명 중 4 사아다쿨 명 이상이 60세 이상인 셈이다. 특히 파산 신청자 가운데 60세 이상의 비중은 2020년 31.0%에서 2021년 35.2%, 2022년 38.4%, 2023년 41.3%로 매년 증가세를 보였다.
6070세대는 주로 '은퇴→자영업 창업→폐업→부채의 늪'이라는 경로를 거쳐 파산 법정으로 향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60세 이상 자영업자 수는 200만 명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국민연금만으로는 생활이 불가능한 소득 절벽 상황에서 은퇴자들이 진입 장벽이 낮은 치킨집, 편의점, 카페 등 프랜차이즈 창업에 앞다퉈 뛰어든 결과다. 
자영업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다. 여기에 계속된 내수 경기 부진과 급격한 물가 상승은 자영업 시장 전반에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장기화한 고금리 기조는 실버 파산 확대의 기폭제가 됐다는 평가다. 주택담보대출이나 사업자 대출 등을 동원해 창업한 경우 금리 상승으로 인한 이자 부담이 수익을 상회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실버 창업자의 위기는 점차 확대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60세 이상 자영업 다중채무자의 대출 잔액과 연체액 규모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대출 연체율은 전 연령대 중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자영업으로 이자도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은퇴 자금까지 모두 소진한 노년층은 결국 파산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특히 고령일수록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기 어렵다. 과거 개인파산·면책을 신청한 후 다시 파산을 신청하는 60세 이상의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2020년 43.1%에서 지난해 54.3%로 4년 사이 11.2%포인트 급증했다. 서울회생법원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파산 원인 중에는 '사업 실패 혹은 사업소득 감소'가 47.4%로 가장 많았다.
한국의 노인 빈곤율은 40.4%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압도적 1위다. OECD 평균 노인 빈곤율인 14.2%를 크게 상회하며, 가장 낮은 노르웨이(3.8%)와 비교하면 10배 이상 차이가 난다. 향후 한국의 노인 빈곤율은 자영업 실패로 인한 신규 빈곤 노인의 유입으로 더욱 악화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실버 파산이 개인의 비극을 넘어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6070세대가 기초생활수급자가 돼 국가 재정에 부담을 주거나, 극단적인 경우 고독사 등 사회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실버 파산을 막기 위한 안전망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경제적 위기에 내몰린 이들을 위한 상생 금융이나 채무조정 프로그램 등 정책적 지원의 초점은 주로 청년층이나 소상공인에 맞춰져 있다"며 "근로 능력이 부재하고 의료비 지출이 많은 고령층 채무자의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채무조정과 무분별한 창업을 막기 위한 직업 교육 등 정교한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자 admin@119sh.info